예비 외식업 창업자를 위한 구내식당 대항전
(문제점)
"식당이나 해볼까?" 음식점은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업종이다. 전문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선입견 탓이다. 유행 따라 치킨집이 성행하고 대만 카스테라, 탕후루 가게가 일시적으로 늘었다가 줄어드는 이유는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게 외식업이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또 각종 정부 정책이 외식업 창업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금이 부족하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공간을 마련해주는 사업이 쏟아져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 455억원이나 지원한 청년몰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점포 절반이 문을 닫고 지금은 청년몰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공실이 늘어났다.
이 같은 문제점의 원인은 준비 없이 무턱대고 음식점을 하겠다고 덤비는 치기와 정부 지원금이 기대어 금전감각이 마비된 예비창업자들의 심리에서 비롯됐다. 주관 없이 유행 따라가는 외식 창업 트렌드와 상권 파악이나 입지 선정, 거래처 발굴, 마케팅 등 경영 필수요건도 부재됐다.
국내 외식업체 수는 2003년 46만8천개에서 2022년 80만개로 70.9%나 늘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전국 외식업 폐업률은 10%로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구의 외식업 폐업률은 10.9%로, 서울(12.4%)과 세종(11.7
%), 대전(11.5%)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그만큼 외식업 시장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어설픈 창업 마인드로 외식업계에 뛰어들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국내 외식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국내 외식업계는 상향평준화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막연한 성공 기대와 미흡한 퇴로 대비, 자멸로 이끄는 무조건적 고집을 해소해야 한다. 또 주방일 경력 부재, 취약한 수준의 자본금, 유행에 따른 '따라잡기'식 창업도 고쳐나가야 한다. 출혈 경쟁 유발하는 현금성 지원도 줄여야 한다.
(개선점)
관공서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대구 도심의 다양한 식당에서 음식을 맛본 공무원이 수백 명 근무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구내식당은 수백 명의 공무원들이 끼니를 책임진다. 그래서 외식업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대용량 조리의 경험을 쌓고 정해진 한도(예산) 내 메뉴를 구성하는 외식업 전반의 사전 실무를 겪어볼 수 있다. 수백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의 입맛을 알아볼 수 있게 되면 대중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예비 외식업 창업자를 대상으로 토너먼트 형식의 구내식당 대항전을 열면 그동안 이어져 온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전 모집으로 모인 예비 외식업 창업자 4~5명이 1팀이 되어 우승팀을 가려낸다. 2팀이 맞붙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한다. 대회 날은 대구시청 특식 날로 정하면 따로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참가자 팀은 대회를 치르면서 대용량 조리와 정해진 예산 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쌓게 된다. 이는 기껏해야 3인분을 맛있고 멋들어지게 만드는 요리 경연대회와 다르다. 300~400인분의 대용량을 동일한 맛으로 유지해야 하며, 정해진 예산 안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악조건(음식점 경영 실무)에서 대구 외식업의 미래를 책임질 예비 외식업 창업자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는 홍보하기에도 제격이고 외식업 실패를 겪은 기 외식업자에게는 다시 도전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4~5명의 예비 외식업 창업자들만 구내식당 음식을 책임지는 건 아니다.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보조해주는 식으로 멘토를 맡으면 법적 문제도 없고 대회 준비가 엉망진창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참가자 모집과 모집된 참가자들의 OT 이후 제비뽑기식 팀 구성 이후 일주일 간의 조리 연습, 대회 진행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대회 날에는 2팀 가운데 더 맛있는 팀에 공무원들의 표를 얻는 방식이라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에 불만도 줄어들 것이다.
최종 우승팀과 준우승팀에게는 해외 요리학교 진학 기회나 대구시에서 추진해 온 팝업레스토랑 개점 지원 등의 혜택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승자의 식당으로 홍보할 수 있고 유입 마케팅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우승자의 경우 대구시청의 현금성 지원이 아닌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성장하는 의미가 부여된다.
2019년 tvN에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고급급식왕'을 참고하면 된다.
(기대효과)
외식업 창업 지원정책의 고질적 문제인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현금성 지원을 개선할 수 있다. 토너먼트식 대회 진행을 통해 예비 외식업 창업자들이 대용량 조리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단가 조절 경험을 통해 외식업 창업 전 실무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대용량 조리를 하지 못하는 외식업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대회 참가를 통해 진정성 있는 예비 외식업 창업자를 발굴할 수 있다. 자발적 홍보와 단계별 사업 확장도 꾀할 수 있다. 참가자와 맛평가 공무원드르이 자발적 홍보(개인 SNS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사업 성공 시에는 중, 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단계별로 확장 가능해진다.